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이 모이는 장터, 취향장에 노러오세요! #15호 - 보드게임이 너무 좋아서 추구미가 되어버린 사람
오늘의 인터뷰이: 보드게임 만드는 로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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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자는 뭐 하면서 놀 때 즐거운 사람인가요? 술자리, 넷플릭스, 무한 스크롤링 말고, 진짜 '놀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을 해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 나나요?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점점 놀이 문화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요. 어쩌면 ‘게임’이야말로 가장 원초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놀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인터뷰이는 400개가 넘는 보드게임을 수집하다 결국 직접 보드게임을 만드는 작가가 된 로빈님입니다. 사람마다 각자의 ‘재미’를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로빈님은 오늘도 보드게임을 영업하고, 만들고 있다는데요.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너무 좋아해서 결국 보드게임을 인생의 테마로 삼게 된 로빈님의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들어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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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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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100개, 지금까지 430개의 보드게임을 수집하게 된 사연
- 사람마다 추구하는 재미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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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너무 좋아서,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된 사람
- 가장 좋은 게임은 '가장 많이 웃기는' 게임
- 보드게임은 평생 하고 싶은 것이자, 나의 추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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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의 효능 - 내가 추구하는 '재미'는 무엇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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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드게임은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좋아하시게 됐어요?
2019년에 워킹홀리데이로 뉴질랜드에 갔다가, 거기서 보드게임에 빠지게 됐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제 인생의 전환점 같아요. 그 당시에 제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하다가 좀 지쳐 있었거든요. 그래서 ‘혼자 있고 싶다’, ‘좀 떨어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떠났는데, 막상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데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까 ‘아, 나는 진짜 사람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다가 현지에서 어떻게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찾다가, 우연히 보드게임 모임을 알게 됐죠. 모임 사람들도 되게 친절하고, 스스럼없이 같이 잘 놀아주고… 그때 저한테는 정말 큰 위로가 됐어요. 외로움을 많이 타던 시기였으니까요. 그 기억이 너무 좋아서, 지금까지 계속 보드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보드게임을 굉장히 많이 모으신 걸로 알고 있어요. 몇 개 정도 가지고 계신가요?
지금 세어보니까… 430개 정도요. 진짜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웃음) 2019년에 워킹홀리데이 다녀오고 2020년에 한국 돌아와서 바로 일을 시작했거든요. 근데 그때 기억이 너무 재밌었어서, 그때 했던 게임들을 사두고 싶었어요. 친구들이랑 같이 하고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하나, 둘 사기 시작했는데 ‘이것도 재밌겠는데?’ 하고 또 사고, ‘이 게임이랑 이거 같이 하면 재밌겠다’ 하면서 또 사고… 그렇게 1년 사이에 100개 모으고, 또 100개 모으고 하다 보니까 이렇게 됐어요. (웃음)
🦥 원래도 뭔가 좋아하는 걸 열심히 수집하시는 편이세요?
아뇨. 저도 너무 신기해요. (웃음) 이렇게 뭔가를 수집하고, 이렇게 돈을 많이 쓰는 것도 처음이에요. ‘사람들이랑 같이 하면 재밌겠다’ 하는 마음으로 계속 사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게임 회사들은 아예 수집욕을 자극하거든요. 박스 크기를 맞춘다거나, 정리하기 좋게 시리즈별로 내놓는다거나… 저는 또 한 시리즈가 나오면 그 확장판도 다 사는 편이에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렇게 많이 모으게 된 것 같아요.
🦥 보드게임이 어린이들에게는 학습에 도움이 많이 되잖아요. 어른들에게는 어떤 효능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재미요. 한 전업 작가님이 보드게임의 구성 요소를 규칙, 구성물, 그리고 ‘재미’라고 말씀하신 적 있는데, 저도 완전 동의해요. 게임은 결국 재미있으려고 하는 거잖아요. 어릴 땐 부모님이 ‘공부에 도움이 되니까 해봐’ 하셨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오롯이 내가 원하는 재미를 찾기 위해 게임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재미’라는 게 되게 다양하잖아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느끼는 재미, 내가 뭔가 성취했을 때 오는 재미, 다른 사람을 방해하면서 생기는 재미, 어떤 테마에 몰입해서 느끼는 재미… 진짜 여러 종류의 재미를 보드게임 하나하나에서 발견할 수 있어요. 그래서 다양한 게임을 해보면서 ‘내가 어떤 걸 재미있어하는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계기가 되기도 하죠.
🦥 저는 승부욕이 강해서 '게임'이라고 하면 괜히 피곤해져요. 이기려는 내 모습이 낯설고… 그래서 잘 안 하게 되거든요. 그런 사람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있을까요?
있죠. 게임의 목표는 결국 ‘이기는 것’이긴 한데, 협력 게임은 ‘누구를 이기느냐’가 달라요. 보통은 플레이어끼리 경쟁하지만, 협력 게임은 우리가 같이 힘을 합쳐서 ‘게임’을 이기는 거예요. 게임은 계속 우리를 방해하고, 우리는 각자 역할을 맡아서 그걸 막아내야 하죠. 그래서 협력 게임 좋아하는 사람들 꽤 많아요. 승부욕보다는 ‘같이 해냈다’는 성취감이 더 큰 게임이에요.
🦥 저는 우리나라가 유난히 '놀이'라는 문화에 취약한 것 같아요. 특히 학생 때는요. 명절 때 가족들 모이면 할 거 없어서 그냥 같이 하는 정도? 사실 전반적으로 학습 중심으로 자라다 보니까 놀이 문화 자체가 없잖아요. 그래서 어른이 되고 나면 뭘 하면서 놀아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고, 그냥 술 마시면서 노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보드게임도 한국 사람들한테는 조금 어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요. 저도 학교 다닐 때 보드게임 안 했었어요. 왜 저희 학교는 그런 게 없었는지... 그러다 보니까 나중에 어른이 돼서도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를 모르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대학교 때는 술 많이 마셨어요. (웃음) 어릴 때부터 놀아본 사람이 잘 논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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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제작의 세계 - "웃음이 나오는 게임이 좋은 게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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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보드게임을 ‘만드는’ 이야기로 넘어가 보고 싶은데요, 저는 어떤 걸 즐기는 것과 만드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로빈님은 어쩌다가 보드게임을 만들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신 거예요?
처음엔 저도 만들겠다는 생각 전혀 안 했어요. 그냥 재밌게 즐기기만 했죠. 그런데 일하면서 보드게임 관련 계정들을 계속 팔로우하다 보니까, 알고리즘이 그런 걸 추천해 주는 거예요. 어떤 보드게임 회사에서 작가를 위한 창작자 지원 사업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는 ‘아, 내년에 이거 꼭 해봐야겠다’ 생각만 했죠. 그게 2022년이었는데, 마침 제가 서른이 되는 해였어요. 뭔가 인생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내가 지금 이렇게 계속 돈 벌면서 사는 게 맞나? 일은 재밌긴 한데…’ 이런 생각이 들었고, 바쁘니까 보드게임도 못하게 되면서 너무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직장을 그만뒀어요. 그리고 그 창작자 사업을 결국 참여하게 됐어요.
🦥 직접 해보니까 제작의 세계는 어떠셨어요? 책도 읽는 건 쉬운데 쓰는 건 완전히 다르잖아요. 보드게임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어렵죠. 창작은 항상 어려운 것 같아요. 그때 생각하면 어떻게 매주 아이디어를 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그렇게 해서 나온 게 제 첫 게임이에요.
🦥 첫 게임이 뭐였어요? 소개 좀 해주세요.
게임 이름이 스위스 사는 스미스씨예요. 간단하게 말하면 잰말놀이 게임이에요. 예를 들면 ‘스위스 사는 스미스 씨’ 같은 거요. 발음하기 어려운 문장들. 그런 식의 단어들이 적힌 카드가 90장 있어요. 룰도 단순해요. 카드를 펼쳐놓고 잘 읽으면 돼요. 못 읽으면 벌점이에요. 그게 다예요.
그때 테스트 삼아 같이 해보다가, 보드게임 회사 사장님이 그날 저녁에 전화를 주셨어요. 친구들이랑 해봤는데 괜찮았다고, 이거 게임으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하셨죠.
🦥 성과도 좀 자랑해주세요. 얼마나 팔렸나요?
정확한 수치로 말하면, 작가 계약을 하고 나면 인세처럼 받거든요. 세일즈 리포트라고 해서 반기별로 와요. 올해 초에 작년 하반기 실적표를 받았는데, 그때 누적 판매량이 만 개라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이마트 같은 오프라인 매장이나 쿠팡 같은 온라인몰에서도 판매되고 있고요.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좀 부끄럽고 쑥스럽네요. (웃음)
🦥 후속작은 아직 없으신 거죠?
네, 지금은 그렇습니다. 모든 작가들이 그렇겠지만,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일단 적어놓고요. 그걸 테스트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보는 과정을 거쳐요. 근데 저는 지금 테스트 단계에서 계속 멈춰 있어요. ‘이거 재미있을 것 같다’ 싶어서 만들어보면, 막상 안 맞고. 그러면 다시 넣어놔요. 이게 나중에 다른 형태로 다시 쓰일 수도 있으니까요. 만들었다가 넣어놨다가, 버렸다가 반복하고 있어요.
🦥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으세요?
길 가다가 떠오르기도 하고, 요즘은 릴스를 많이 봐요. 릴스가 되게 유용하더라고요. 정말 창의적인 콘텐츠가 많잖아요. 보면서 ‘이걸 게임으로 바꾸면 어떨까’ 하면서 메모해둬요.
완전히 새로 만드는 것보다, 있는 걸 변형해서 만들어요. 잰말놀이도 원래 있던 거잖아요. 저는 있는 것에서 영감을 얻는 편이에요.
🦥 사실 모든 창작이 다 그렇다고 하잖아요. 결국은 ‘변형’이고, 완전히 새로운 건 거의 없죠. 보드게임 작가로 활동하면서 ‘일’이라는 감각은 언제부터 생기셨어요?
아직까지는 제 시간 대부분을 거기에 쓰고 있진 않아서, 부담감은 별로 없어요. 그래도 굳이 분류를 하자면… 저는 그냥 본업이라고 생각해요. 비중이 크든 작든 상관없이, 저는 평생 게임을 만들고 싶거든요.
🦥 보드게임을 만들면서 '이 게임을 통해 사람들이 어떤 걸 느꼈으면 좋겠다' 하는 지향점이 있으세요?
저는 항상 웃긴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재미있다’랑은 조금 달라요. 룰이 단순해서 처음 하는 사람도 편하게 할 수 있는, 그냥 웃긴 게임. 스위스 사는 스미스 씨도 그런 게임이에요. 전략 필요 없고, 그냥 발음 틀리는 걸로 웃는 게임이죠. 물론 어떤 분들은 벌점 카드 쌓아놓고 전략적으로 하기도 해요. 그런데 결국 핵심은, 누가 단어 못 읽으면 다 같이 웃는 거예요. "쟤 저거 또 못 읽었어" 하면서. 이런 약간 '바보 게임'을 좋아해요. (웃음)
재미의 갈래가 다양하듯이, 좋은 게임의 기준도 사람마다 다를 거예요. 제 기준은, 게임하면서 사람들이 얼마나 웃는가, 그게 포인트예요. 웃음이 나오는 게임이 좋은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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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나온 스위스 사는 스미스씨 시리즈 - 한글1~3탄, 영어, 불어, 일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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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이 저랑 닮았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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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드게임 룰 마스터*도 하고 계신다고 했는데, 룰마 역할을 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저는 테마 설명을 신경 써요. 보드게임은 진짜 테마가 다양하거든요. 경제 게임, 좀비 아포칼립스, 중세 계급제 같은 것도 있고. 그런 테마를 몰입하게 도와주는 식으로 말해줘요. "여러분, 지금 밖은 혹한기고 좀비가 우글거려요. 우리는 지금 안에서 살아남아야 해요. 근데 배신자가 숨어 있어요. 조심해야 해요." (웃음) 이런 식으로요. "여러분, 지금 부자예요. 땅 놀이 하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요. 그게 좋은 룰마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보드게임의 룰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여 게임을 진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
🦥 세계관으로의 진입을 돕는 거네요. 거의 레크리에이션 강사인데요. (웃음)
아, 그래서 BGM도 꼭 깔아둬요. 추리 느낌이면 탐정 분위기 BGM으로, 도박 느낌 나는 게임이면 영화 타짜 OST 같은 거 틀어놓아요. 그럼 다들 "싸늘한데…?" 이러면서 즐거워하시더라고요.
🦥 보드게임이 로빈님의 삶에 끼친 영향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평생 하고 싶은 게 생겼다는 것. 그게 제일 커요. 이제는 ‘내 테마’를 잡고 살아가는 느낌이에요.
저는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관심은 많은데, 뭔가 딱 하나를 깊게 파는 사람들을 부러워했거든요. 그걸 못 찾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찾은 거죠. 어떤 철학자가 "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고 했잖아요. 저는 진짜 넓게 파다가, 이제야 찾은 것 같아요. 서른이 돼서요.
🦥 그런 확신이 들게 된 이유는 뭐였을까요?
어릴 때부터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손으로 뭔가를 만들고, 창작하는 거요. 그래서 문예창작과에 갔어요. 소설 쓰고 싶어서. 근데 현실적으로는 그걸로 밥 벌어먹기 힘들겠더라고요.
그 뒤로는 그냥 계속 돈 벌 수 있는 일만 했어요. 그러다가 보드게임을 만들게 됐는데, 창작도 할 수 있고, 재밌고, 게다가 구현할 수 있는 게 많아요. 예전에 교수님이 저한테 "넌 하고 싶은 말을 너무 빨리 노출한다"고 했거든요. 근데 보드게임은 그게 딱이에요. 목표 딱, 방법 딱! 저랑 너무 잘 맞는 거죠.
🦥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말, 정말 부러운데요.
저는 보드게임이 저랑 닮았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어떤 주제나 테마와도 결합할 수 있잖아요. 경제, 판타지, 직업 세계… 뭐든지 게임으로 만들 수 있어요.
저도 세상만사에 관심 많은 사람이거든요. 이야기에 특히 관심 많고. 그걸 다 구현할 수 있는 세계가 보드게임이에요. 보드게임은 저의 추구미랄까, 가치관이 투영된 존재 같아요.
🦥 그럼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그냥 평생 하고 싶어요. 그리고 나중에 여유가 되면 제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430개 넘는 게임을 다 갖다 놓고, 언제든지 꺼내서 할 수 있는 곳. 저는 혼자 그 공간에서 작업하고 있다가, 사람들이 '딸랑'하고 들어오면 같이 게임하는 거죠. 예전에 친구랑 갔던 보드게임 카페가 그런 느낌이었어요. 사람은 별로 없었고, 사장님이 직접 게임 설명해주시면서 같이 했는데, 그게 너무 좋았어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혼자 와도, 같이 게임할 수 있는 공간을 주는 사람.
🦥 여태까지 많은 인터뷰이들이 마지막으로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거의 다 ‘자기만의 공간’을 말하시더라고요. 결국은 취미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공간, 혹은 집으로 귀결되거든요. 여기서도 또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게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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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섬'이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인 로빈님의 보드게임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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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빈님은 보드게임이 본인의 취미라고 생각하세요?
네, 취미죠. 동시에 일이기도 하고요. 보드게임을 ‘하는 것’은 제 취미고, '만드는 건'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 ‘덕업일치’를 이루신 셈인데요. 요즘 정말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잖아요. 그런데 막상 해보면 그 안에서도 나름의 고충이 생기는 것 같아요. 좋아하던 걸 일로 삼으면 달라지는 지점도 분명 있을 것 같은데요. 예전엔 그냥 플레이어로서 즐기셨다면, 지금은 작가로서 플레이할 때 달라진 점이 있나요?
네, 플레이하면서 ‘이 요소를 갖다 쓰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길 가다가도 ‘저건 왜 저렇지?’ 하면서 ‘저걸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고.
🦥 일종의 직업병이네요.
근데 저는 그런 직업병을 갖고 싶었어요. 그 시선의 변화가 저는 ‘전문화’라고 생각하거든요. ‘진짜 찐이다’라는 느낌이 들잖아요. 뭐,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요. 어쨌든 지금은 즐기고 있어요.
🦥 로빈님은 취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취향과 취미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취향은 마음이 향하는 일, 취미는 그 마음이 구체적 행위로 드러나는 것 아닐까 싶어요. 예를 들면, 귀여운 걸 좋아하는 게 취향이라면 그걸 모으는 건 취미인 거죠. 행위로 이어질 때 취미가 되는 것 같아요.
🦥 저는 취향과 취미는 약간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같은 문제인 것 같기도 해요. 취향이 먼저여서 취미가 생기기도 하고, 취미를 하다 보면 나의 취향이 뾰족해지기도 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 같아요.
맞아요. 저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도와주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런 성향이 취향이라면, 보드게임은 저한테 잘 맞는 취미인 것 같아요.
🦥 취향이 좀 더 상위 개념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저는 그렇게 정리하고 있어요. 마음이 향해서 하게 되는 행위가 취미. 그런 면에서 보면, 보드게임은 저의 취미죠.
🦥 보드게임은 로빈님한테 어떤 존재인 것 같아요?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아까 말한 것처럼, 저의 추구미요. 보드게임이 되고 싶어요. 보드게임이라는 장르 뿐만 아니라, 저는 뭐든지 ‘게임화시키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방탈출도 좋아하고, 미션 게임, 레크리에이션 같은 것도 좋아해요. 어떤 것을 ‘게임’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내는 걸 즐기는 사람. 그게 제가 되고 싶은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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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작가가 창작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보드게임 해외 판권이 팔리는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인터뷰 풀버전은 팟캐스트🎧에서 들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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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
탐구자님은 '평생 하고 싶은 것'을 찾았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 탐구자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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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장에 <취미학개론> 인터뷰이들도 많이 참가합니다!!
오늘의 인터뷰이, 🎲로빈님은 400개가 넘는 보드게임 컬렉션의 1/4을 판매할 예정이에요. (취향에 맞는 게임도 찾아주신다는 소문이..?! 👀)
클라이밍하는 🧗다다님은 직접 찍은 사진들로 만든 각종 소품들을 내보인대요.
도슨트하는 🗣️우숨님은 '숨뎅이'라는 팀 이름으로 위빙 소품, 뜨개 키링, 나무 달력 등을 선보입니다.
취미 샤브샤브러 🌈타마라님은 목공, 위빙, 바느질, 도자기 등 다양한 취미에서 만든 것들을 데려옵니다.
텃밭 농사하는 👨🌾온느님은 텃밭에서 직접 키운 허브, 감자, 수제 비건마요, 레몬딜버터 등을 가져 오신대요.
차 우리는 🍵문쥬빌레님은 '수심 티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소분포장한 차와 다도 세트를 소개합니다.
꽃을 키우고 누르고 꽂는 🌿유광님은 압화 엽서, 포스터, 책갈피와 패브릭 소품, 요가 굿즈 등 다양한 취미의 산물들을 판매하신대요.
그리고 클래식 음악 듣는 저, 🎼늘보는 상황별로 클래식 음악 QR코드가 들어간 미니 카드 세트를 판매할 거예요! 클래식을 감상하며 상상력과 감각을 이용하여 표현해보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입니다.
(제가 기획한 마켓이 아닌데도! 어쩌다 보니 이렇게 모이게 됐답니다.😎 이 정도면 <취미학개론> 미니 유니버스 아니냐며...)
이밖에도 다양한 취미와 취향을 가진 34명의 🌟멋찐🌟 셀러들이 모였어요!
다른 사람들의 취미를 엿보고, 각자의 취향으로 엄선된 산물들을 구경하거나 소장할 수 있는 시간!
취향장 방문은 무료입니다.
네이버로 사전 예약을 받고 있어요! (워크인도 가능하지만, 방문 인원을 미리 파악하기 위함이니 가급적 예약해주고 방문해주세요 💕)
편하게 놀러와서 탐구자님의 취향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래요 🙌
(취미학개론 구독자인 것도 티 내주시면... 다들 엄청나게 반겨주실 거예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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