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취미학개론>의 여정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마지막 인사 🤗
#25호 - 우리 모두에게는 '취미의 모먼트'가 있다,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
오늘의 인터뷰이: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하는 눈구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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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탐구자님,
갑작스러울 수 있겠지만, 이번 25호를 맞아 <취미학개론>은 잠정적으로 종결하게 되었습니다. 😢
마지막을 장식할 오늘의 인터뷰는 3달 전 <취미학개론> 탐구자 게시판에 올라온 한 사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취미학개론>의 오랜 애청자이자, 20여년 간 바이올린을 해온 눈구슬님은 한때 자신의 취미가 바이올린이라고 차마 말하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취미학개론>이 바이올린을 취미로 받아들이는 것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데요. 바이올린과 둘도 없는 친구였다가, 한동안 서먹해져서 멀어졌다가, 다시 가족과 같은 사이가 되기까지의 여정, 함께 들어볼까요?
(<취미학개론>의 종결 이유와 이후 계획이 궁금하시다면, 이번 호의 마지막까지 지켜봐 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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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하이라이트
- 악기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할까?
- 오케스트라는 마치 예측불허한 '항해'와 같은 것
-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는 '프로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굴러간다
- 둘도 없는 친구였던 바이올린을 취미라고 말하지 못하게 된 이유
- <취미학개론>을 통해 취미에 대한 정의가 바뀌다
- 취미란, '로그아웃 버튼'이자 '미지의 나를 찾아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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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구슬님이 탐구자 게시판에 올려주신 사연이 제 심금을 울렸습니다. (웃음) <취미학개론>의 마지막에 이만큼 잘 어울리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아서 이렇게 모시게 됐어요. 먼저 20년 간 바이올린을 취미로 해오신 분으로서, 눈구슬님이 생각하시는 바이올린의 매력은 뭔가요?
바이올린은 나무 악기고 현을 활로 켜는 악기잖아요. 활을 대는 순간 울림통이 있어서 울려 퍼지는 공명감이 있는데, 그걸 정말 좋아해요. 콘서트홀에는 마이크가 없지만, 바이올린 울림통에서 나오는 소리가 홀을 가득 메우거든요. 그 소리가 울릴 때 제 몸도 같이 울려요. 그 느낌이 너무 좋아요.
그리고 활이 현에 직접 닿으니까, 어떻게 손을 움직여서 켜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 달라져요. 왼손으로 주는 떨림도 있거든요. 그걸 비브라토라고 하는데, 이 비브라토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울림의 진폭이 달라져요. 그걸 제가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고요.
🦥 내 손끝으로 공명감을 조절하는 느낌. 악기 연주의 매력 중 하나가 진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피아노를 치지만, 손끝에서 바로 음악이 나온다는 게 주는 희열이 크거든요. 건반 하나 눌렀을 뿐인데 너무 좋아요.
맞아요. 그리고 바이올린은 멜로디를 주로 연주하는 악기라서, 합주 속에서도 소리가 확실히 들려요. 그만큼 존재감이 확실한 악기죠. 그리고 고음을 많이 연주하다 보니까, 고음 특유의 카랑카랑한 음색이 있어요. 저는 그 고음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좋아해요. 우아하고 서정적인 표현도 가능하고요. 작은 악기인데도 테크닉이 정말 다양해요.
🦥 악기를 오래 하다 보면 실력이 안 느는 것 같고 연습이 힘든 시기도 있잖아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하세요?
바이올린은 정말 인내가 필요한 악기예요. 빠른 곡이면 손가락도 빨리 움직여야 하지만 활도 싱크가 맞아야 해요. 손의 힘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소리가 극명하게 갈리고요. 고작 한 마디인데 며칠을 연습해도 안 되고, 하루 몇 시간을 투자해도 안 되면 속에서 진짜 불이 올라와요. 한 번은 너무 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소리를 빽 지른 적도 있어요. 그런데 100번이 안 되다가 한 번 되는 그 순간. 그 희열 때문에 다시 연습에 돌입하게 돼요. 그걸 아니까 포기를 못 하겠더라고요. 마치 시시포스처럼 계속 떨어져도 다시 오르는 거죠. 그냥 존버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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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구슬님이 추천하는 바이올린 곡 🎻
👉집시풍의 농밀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곡
👉 신비롭고 부드러운 여운이 길게 남는 곡
👉 (너무 어려워서 바이올리니스트들은 싫어하지만..) 서정적인 선율이 자꾸 울컥하게 만드는 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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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 첫 공연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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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케스트라 합주할 때의 느낌과 혼자 연주할 때의 느낌을 비교해본다면 어때요?
제일 큰 건 부담감 차이에요. 솔로는 장점이자 단점이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자신에게 몰린다는 점이에요. 곡을 주도하는 것도 분위기를 이끄는 것도 혼자라 개인의 기량을 정말 많이 요구하죠. 잘하면 주목을 받지만, 최악의 경우엔 모든 잘못이나 질타도 혼자 받아야 하고요.
오케스트라에는 연주자들 사이의 미묘한 호흡이 있어요. 혼자 있을 때는 외로운데, 함께 호흡 맞추는 순간 ‘아 우리가 같이 있다’라는 든든함이 생겨요. 부담을 함께 짊어지고 가는 만큼, 마치 큰 배를 함께 항해하는 동료가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 진짜 거대한 팀워크죠. 몇십 명이 한 음악을 만들어가는 희열이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그리고 솔로는 곡 전체를 알고 있어서 예상이 되기 때문에, 오케스트라만큼의 예측 불허함은 덜하다고 생각해요. 오케스트라에선 제 파트만 연주할 때는 곡 전체의 분위기를 알 수가 없거든요. 이 곡이 어떤 느낌인지 전혀 감이 안 올 때도 있어요,
🦥 보통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은 자기 악기 파트보만 보잖아요. 그래서 연주자들은 사실 곡의 ‘한 조각’만 가지고 연습하는 셈이죠. 그게 합쳐지면 우리가 듣는 교향곡이 되는 거고.
맞아요. 그래서 오케스트라는 예측 불허함 속에서 생기는 기대감, 그게 정말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 오케스트라 활동을 오래 하셨으니까 무대에도 자주 서보셨을 것 같은데, 무대에 서는 경험은 어때요?
아까 오케스트라를 항해에 비유했잖아요. 무대 경험은 그 미지의 도착지에 도착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항해하다 보면 파도도 치고 역경도 오고, ‘과연 도착할 수 있을까’ 막막한 마음으로 출발하잖아요. 그게 연습 과정이라면, 무대에 딱 도착해서 연주하는 순간은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신대륙을 발견한 느낌이죠. 드디어 우리가 이 곡을 완성했고, 그걸 청중들에게 보여준다는 짜릿함이 있어요. 물론 엄청 떨리긴 해요.
🦥 무대라는 공간은 진짜 예측 불허하니까요.
맞아요. 공연 시작 직전에 지휘자님이 악장이랑 악수하고, 튜닝 끝나고 10초의 정적이 있잖아요. 그때 긴장감은 최고조인데 도파민도 최고조예요.
🦥 저는 공연 볼 때 그 순간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튜닝이 끝나고 음악 시작하기 직전 10초. 관객은 들을 준비, 연주자는 연주할 준비를 하면서 서로의 주파수가 맞춰지는 느낌이 있는데… 진짜 변태 같지만 저는 연주자가 긴장하는 걸 지켜보는 게 너무 좋아요. 그 마음이 전해지는 느낌이 있어서.
그게 전해진다는 게 저희도 참 감사해요. 늘보님이 예전에 다른 호에서 ‘공연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비극성이 있다’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요. 저희도 그 비극성을 느껴요.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나오면 어떡하지, 이 순간은 마지막인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이 순간만큼은 우리가 해온 시간들이 있으니까 최선을 다해 즐겨보자', 하는 결연한 마음이 생겨요. 그리고 그게 전해져서 마지막에 박수가 터질 때의 짜릿함은 정말 말로 못 해요.
🦥 저는 계속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요. 인간은 이상하게 ‘참여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단 말이에요. 저도 피아노 취미로 치고 있지만 연주회를 여는 것도 아니고, 누가 들어주는 것도 아닌데 ‘난 왜 이걸 하지?’ 싶을 때가 있어요. 그냥 나 혼자 좋아서 하는 거죠. 근데 이게 좀 웃기기도 하고... 눈구슬님은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활동은 왜 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프로 세계에 대한 동경, 그걸 도달하지 못한 사람들이 느끼는 아쉬움이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악기를 너무 좋아하지만 그걸 업으로 삼지 못한 사람들이 그래도 그 세계에 발을 한번 들여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혼자 즐길 수도 있지만 누군가와 함께 소유하고 싶은 욕심이 있잖아요. 그게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함께 누리고 싶은 거죠. 부담도 조금 덜하잖아요. 프로는 아니니까. 하지만 똑같이 즐길 수는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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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부터 현재까지의 오케스트라 공연 팜플렛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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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20년 가까이 하셨는데, 당연히 권태기도 있었을 거 같아요. 초등학교, 대학교, 지금 아마추어 오케스트라까지 이어지는 동안의 ‘바이올린과 나’의 관계를 시기별로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돌아보면, 바이올린과의 관계는 사람으로 치면 오랜 소꿉친구였다가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청소년기에는 베프이자 분신 같은 존재였어요. 또래들이 케이팝 춤추고 놀 때 저는 바이올린을 들고 다녔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오케스트라를 했고, 일주일에 두 번은 늘 오케스트라 연습이 있었거든요. 오래 했으니까 자신감도 있었고, ‘이 바이올린을 나만큼 잘 아는 사람 없다’라는 당당함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동아리 친구랑 얘기하는데, 제가 바이올린 오래 했다는 말에 그 친구가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거예요. 알고 보니 클래식 덕후였던 거죠. 그 친구가 "브루흐 알아? 베토벤 협주곡 알아? 이거 해봤어?" 막 즐겁게 물어보는데, 저는 거기서 말문이 막힌 거예요. ‘내가 경력은 더 긴데 아는 게 없네?’ 그런 충격이 왔어요. 이 세계가 넓다는 건 알았지만, 그 친구에 비해 제가 너무 모른다는 생각에 자격지심이 생겼어요.
그때부터 바이올린에게 미안한 감정도 들고, 자신도 없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 바이올린이 취미라고 말하지 못했어요. 여전히 오케스트라는 계속 했지만 마음가짐이 달라졌죠. 친했던 친구랑 멀어진 느낌이랄까. 그러다가 5년 정도 못 하게 된 적이 있었어요. 너무 익숙해서 ‘언젠가 다시 하겠지’ 했는데 진짜 기회가 안 오는 거예요. 상황도 안 좋았고 시간도 없었고.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 풀 방법을 잃어버린 거죠.
원래는 바이올린 하면서 스트레스 풀고 마음 정리했는데 그 수단이 없어지니까 정말 ‘취미가 없다’는 말이 그때 나왔어요. 그러다가 다시 오케스트라 준비하면서 바이올린을 다시 잡았고, 그제야 깨달은 거죠. ‘나 얘 없이는 못 살겠다.’ 정말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다시 데리고 온 거예요. 그렇게 바이올린이 친구에서 애인, 가족 같은 존재가 됐어요.
🦥 탐구자 게시판에 남겨주신 사연에서, <취미학개론>을 듣고 취미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셨잖아요. 그 이야기를 좀 더 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바이올린을 ‘취미’라고 말하게 된 계기를 마련해 준 게 <취미학개론>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바이올린을 취미라고 소개하게 된 건 진짜 얼마 안 됐거든요. 예전에는 취미가 곧 특기라고 생각했어요. 소위 고인물들이 보여주는 취미 있잖아요. 그 정도 경지에 오른 걸 취미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었어요. 그래서 ‘취미라고 하려면 저 정도는 해야 하나 보다’라는 생각이 컸고, 그 탓에 이렇게 오래 바이올린을 해왔는데도 제 스스로 취미로 인정하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취미학개론>을 보면서 짧게는 2~3년 하신 분들도 있고, 또 타마라님처럼 정말 소소하게 즐기는 모습들도 보면서 깨달았어요. 소위 말하는 찐덕후가 아니어도, 소소하게 누리는 것도 취미고, 다른 분들이 말한 것처럼 조금 무용해도 괜찮고, 유익하지 않아도 되고, 꼭 특출난 수준이 아니어도 그냥 내가 좋고 마음이 쏟아지는 순간이 있다면 그게 취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취미라는 걸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깨달았고, 그렇게 애정을 쏟고 있는 대상이 바이올린인데 이걸 취미라고 하지 않으면 도대체 뭐라 부르겠나 싶더라고요. 그때부터는 당당하게 “제 취미는 바이올린이에요”라고 소개하고 다니고 있어요.
🦥 정말 감동이에요. 저는 <취미학개론>을 통해 취미라는 개념 자체를 사유해보고 싶었거든요. 사회적으로 '취미'에 너무 많은 걸 요구하잖아요. “이 정도는 해야 취미라고 할 수 있다” “이만큼 오래 해야 취미라고 할 수 있다” 같은 편견들요. 그런 걸 깨부수고 싶어서 다양한 사람들을 모셔보고 싶었는데, 눈구슬님이 딱 저의 의도를 간파하신 분이라 마지막회에 모셔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취미학개론>을 통해서 한 분이라도 자기 취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면 저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아요.
저는 그래서 이번 마지막회가 이별이라기보다는 졸업 같은 느낌이 들어요. 다양한 취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배움의 과정을 밟아온 다음, 이제는 하산해야 할 때가 된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마지막이라고 들었을 때 슬프다기보다는, 오히려 기쁘게 마무리 지을 수 있게 축하해 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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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눈구슬님이 정의하는 취미란 무엇인가요?
저한테 취미는 비유를 하자면 '로그아웃 버튼'이에요. 누군가의 시선이나 사회가 요구하는 나의 이미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해 주는 게 취미라고 느껴요. 저는 그게 바이올린이지만, 어떤 분들에게는 식물일 수도 있고, 보드게임일 수도 있고, 축구일 수도 있겠죠. 취미를 통해 '누군가가 바라보는 나'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내가 바라보고 싶었던 나'로부터도 자유로워지고, 그 순간에는 오로지 나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편견과 시선에서 로그아웃되고, 내가 바라보고 싶은 세계로 로그인하는 순간, 그게 취미라고 느껴요.
🦥 너무 아름다운 비유예요. 그럼 눈구슬 님이 생각하는 취미의 효능은 뭐예요?
저는 취미를 통해 '미지의 나'를 찾아간다고 생각해요. 제가 알지 못했던 제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취미를 하는 순간에는 도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바이올린도 똑같은 곡만 계속 할 수는 없고 새로운 곡을 해야 하고, 오케스트라도 새로운 사람들을 계속 만나야 하거든요. 그런데 기존의 나를 떠올리면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스스로 정해놓은 한계들이 많아서 “나는 이건 못해”라고 선을 긋는 부분들이 많잖아요. 사회나 직장, 일과 업무 속에서는 그 틀을 깨기가 쉽지 않은데, 취미에서만큼은 누구의 질타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나를 알아가고, 내 한계를 조금씩 깨볼 수 있다는 점이 취미의 효능이라고 생각해요.
또 취미를 통해 빛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큰 효능이에요. 사회에서도 물론 빛나는 분들이 많지만, 동시에 서로를 찌르기도 하고 힘든 감정들이 얽혀 있잖아요. 그런데 취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체로 그 순간만큼은 행복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 안에서 좋은 에너지를 얻고, 긍정적인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취미의 또 다른 효능이라고 생각해요.
🦥 눈구슬님은 모든 사람이 취미를 가져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가져야 된다기보다는 가지고 있는데 발견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저도 취미에 대한 기준이 너무 높았잖아요. 우리가 취미에서도 눈치를 보는 게 참 마음이 아픈 것 같아요. 저도 그걸 깨부수는데 너무 오래 걸렸고요. 근데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내가 마음을 쏟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게 무엇이든 취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모두들 자기가 미처 알지 못하는 취미의 모먼트가 다 있을 거예요.
🦥 완전 동의합니다. 혹시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나요?
아무래도 마지막이라고 하니까, 저는 늘보님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취미의 정의에 대해 이렇게 깊게 생각하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나름의 결론을 찾아가는 경험을 하기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그걸 먼저 선두에서 열어주셔서, 저처럼 취미에 대한 기존 생각이 깨진 사람들도 생기고, 다양한 취미들을 알아가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그 여정에 함께 동참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고, 너무 감사드려요. 언제나 응원할게요.
🦥 너무 감사합니다. 진짜 이게 대본도 아닌데 (웃음) 마치 짜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마무리가 돼서 저도 너무 감동이에요. 오늘 나와주셔서 좋은 이야기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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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오케스트라는 어떻게 포지션을 정할까?
어떤 과정을 통해서 선발되는 걸까?
더 재밌는 인터뷰 풀버전은 팟캐스트🎧에서 들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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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아쉽지만, <취미학개론> 시즌 1은 이렇게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
종결의 이유는 간단합니다. 처음 제가 가졌던 취미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해소되었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지난 1년 반 동안 취미에 대한 다양한 정의와 효능에 대해 맘껏 듣고, 나누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저 역시 취미에 대해 더욱 넓고 자유롭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취미학개론>의 여정을 함께 지켜봐주신 탐구자님도 저와 비슷하게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가볍게, 여태까지의 <취미학개론>을 결산해 보겠습니다. 🤗
<취미학개론>이 만난 사람들과 취미들
#25호)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하는 눈구슬 - 우리 모두에게는 '취미의 모먼트'가 있다,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
취미란 무엇인가? 취미의 정의들
- 남루한 인생에 빠르게 재미와 멋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
- 좋아서 하는 일이라 '이유'가 필요 없는 것
-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아가는 활동
-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효용이 없을지라도, '굳이' 하는 것
- 맘 편히 무책임해도 되는 세계
- 인생의 든든한 피난처이자 방공호
- 자기 만족으로 충분한 세계
- 목적성 없이 과정이 재밌는 것, 그리고 세 번 이상 해봤고 앞으로 해볼 용의가 있는 것
- 내가 나를 새롭게 탐구할 수 있는 영역
- "What do you do for fun?”이나 “What do you usually do on weekends?”에서 나오는 답
- 목표나 보상, 계획 없이, 왠지 그냥 하게 되는 것들
- 힘겨운 삶에 점점이 흩어진 간이 지지대. 지난한 삶을 살아내기 위한 '싸움'이자 '저항'
- 언제든 나랑 같이 놀 수 있는 친구
- 나 자신을 위한 투자
-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
취미의 효능 (이~렇게나 많다고?!)
- 무언가를 좋아하는 내 모습을 보고 나 자신을 더 좋아하게 됨 ❣️
- 자기효능감과 자존감이 올라감 💗
- 세상을 색다르게 바라보는 렌즈를 이식받을 수 있음 👁️
- 나도 모르게 가졌던 편견을 깨볼 수 있음 🪓
- 무기력하고 힘들 때마다 나를 건져줌 (feat. 구원서사) 🆘
-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음 🎓
- 아무도 안 시킨 일을 할 때의 '진짜 내 모습'을 알아갈 수 있음 🌈
- 일상에 행복을 좀 더 촘촘하게 배치할 수 있음 💕
- 새로운 능력치를 개발할 수 있음 🪴
- 똑같이 흘러가는 일상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음 💃
- 다른 사람들과 타협하느라 내가 발산하고 싶었으나 자제하고 있었던 걸 회복할 수 있음 💪
- 새로운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음 🙋♀️
- 일상의 리듬을 만들어줌 🎵
- 연결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김 🤗
- 더 다양한 감각이 발달할 수 있음 🌻
- 스스로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만으로 성취감을 줌 😎
- 없.음. (=효능이 없는 것, 그것이 곧 취미이다.. 😏)
- 본업에서 익힌 능력을 재미를 위해 다시 실험해볼 수 있음 🔎
-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넓어짐 ☀️
- 삶이 버거울 때마다 나를 환기시켜주고, 왜 이 버거움을 견뎌야 하는지를 알려줌 🪟
- 내 한계를 조금씩 깨볼 수 있음 🏄
이렇게 잠정적으로 작별인사를 하게 되었지만...
다음 시즌으로 새롭게 돌아올지도, 혹은 새로운 소식(ex. 출판 소식..👀)과 함께 찾아올지도 몰라요!
그동안 취미학개론의 여정을 지켜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1300명에 가까운,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탐구자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참 행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남기고 싶은 말은 딱 한 마디입니다.
여러분,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각자만의 방식으로 취미하세요~! 😉
모두들 따뜻하고 행복한 연말 되시기 바랍니다.
어디서든, 다시 만나게 되는 날을 기대하며,
춤추는 늘보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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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자님 <취미학개론>과의 여정은 어땠나요?
👇 탐구자님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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