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를 잊는 완전한 몰입의 시간 그렇게 좋다는 명상...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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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들 명상에 관심이 지대합니다. 명상의 효과에 대한 책과 강의가 넘쳐나고, 제 주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실천하고 있어요.
저도 여러 번 시도해 봤지만, 아직 보편적인 방식의 명상에 제대로 성공해 본 적이 없습니다. 몸의 구석구석에 집중하고, 현재의 내 마음과 몸 상태를 살펴보라는 지시를 들을 때마다 자꾸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잡생각이 들거든요. (예를 들면, 발가락에 집중해 보라는 말을 들으면 '발톱 깎을 때가 되었는데...'하는 생각이 들다가 '아, 이렇게 자꾸 엉뚱한 생각이 들면 안 되는데...'하는 식입니다.. 🤯) 수차례 실패한 이후로는 좀처럼 뇌의 스위치가 잘 꺼지지 않는 저 같은 사람은 명상이 잘 맞지 않는가 보다 하고 말았어요.
그런데 최근 제가 명상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요, 우리가 흔히 아는 명상은 정적인 자세로 (가부좌를 틀거나 🧘 가만히 누워있는 🛌 등) 조용한 곳에서 정신을 한 곳에 집중하는 방식이잖아요. 저도 그런 게 명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 명상은 원래 움직이면서 하는 거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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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이라는 말이 있대요. 엄청 복잡하고 어려운 말 같아 보이지만, 한 글자씩 해석하면 '걷고, 머무르고, 앉고, 눕고, 말하거나 침묵하고, 움직이거나 정지할 때'를 뜻합니다. 이런 일상생활의 모든 행위에서 우리는 명상을 실천할 수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고 해요. 가만히 앉아서 하는 명상법은 명상 초보자들이 몰입을 쉽게 하기 위한 것이래요.
어떤 방식으로 하든 명상의 목적은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는 것. 그러다 보면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여러 잡생각이나 고민들을 비워내고 한층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거죠.
일상의 움직임 속에서도 명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나니, 문득 나는 이미 명상의 효과를 다른 곳에서 어느 정도 충족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취미에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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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무용 시간, 저는 오로지 나의 몸에만 집중합니다. 선생님을 따라서 움직이고, 안무를 외우고, 어떻게 해야 내 몸에서 더 좋은 춤이 나올지 고민하는 데 온 정신을 쏟느라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어요.
피아노를 칠 때도 비슷하게 몰입합니다. 연습실에서 피아노를 연습하는 순간만큼은 악보를 외우고 손가락을 익히고 음악을 만드는 데 모든 정신이 쏠려 있습니다. 음악은 시간예술이라, 흘러가 버린 과거의 음악을 붙잡거나 다가올 미래의 음악을 걱정했다가는 현재의 음악을 망치기 십상입니다. 그러므로 더더욱 이 순간 나의 손끝에서 나오는 음악에 집중합니다.
춤을 출 때도 피아노를 칠 때도, 오직 지금, 여기의 춤과 음악만 생각합니다.
안무를 외우고 악보를 익히는 것만이 나에게 주어진 중요한 단 하나의 임무인 상태.
완전한 몰입의 시간. 취미에는 그런 완전한 몰입의 시간이 있습니다.
가끔은 자아를 잊을 만큼 몰입합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없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도 잊고, 나를 옭아매던 욕망과 걱정으로부터 잠시 자유로워집니다.
그렇게 한바탕 춤을 추고, 피아노를 치고 나면 개운하고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 들어요. 고민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한층 가벼워진 느낌. 복잡하게 엉켜있던 생각의 꼬리도 단정해진 느낌.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더 객관적으로 멀찍이서 바라볼 수 있게 되기도 하고요. 한 곳에 매몰되어 있었던 나를 구덩이에서 꺼내는 것 같달까요. (실제로 명상에는 '메타인지' 능력이 향상되는 효과도 있다고 해요.)
취미는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고들 합니다. 그건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요. 좋아하는 활동을 통한 완전한 몰입. 거기서 오는 명상 효과. 그 덕분에 우리는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느끼는 건 아닐까요?
그러니 탐구자님, 춤을 추든, 피아노를 치든, 암벽등반을 하든, 뜨개질을 하든 온 힘과 마음을 다하여 취미활동에 좀 더 깊이 몰두해 보세요. 지금, 여기에서 내가 하는 행위에만 몰입해 보는 거예요. 자아를 잊을 만큼.
취미를 깊이 있게 해본 사람이라면 이미 명상의 고수일지도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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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명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해요. 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글이니, 혹 명상의 고수가 이걸 읽고 있다면 코웃음 치고 지나가셔도 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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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레터부터는 드디어!! 2호 인터뷰로 다시 돌아올 예정입니다. 😎
이번엔 조금 남다른 취미를 가진 분을 모셔볼 예정이에요.
다시 시작될 다채로운 취미 인터뷰를 기대해 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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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늘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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